단동이야기

[스크랩] 몇시간 남지 않은 시점에서

meiser 2012. 2. 24. 15:31
어제 직원들과 송년회를 할 때까지만 해도
한해가 넘어간다는 것에 대해
세월이 참 빠르구나 하는 생각만 했는데

오늘
출근해서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다 보니 찹찹한 마음에
마음이 서럽기까지 하네요

지금 사무실에 저 혼자 있거든요
김부장은 오늘 집을 이사하느라 짐 정리하러 갔고
운전기사는 아이 학부모 노릇하느라 학교 갔고
통역은 김부장 따라 집 정리하러 갔고
공정사 잠시 사무실 밖으로 나갔고~

혼자 지난 1년 되돌아 보니
지원본부 새로 짓느라 사연 참 많았고
맘에 여유없이 무언가 늘 불안하고 초초한 마음으로 보낸 것 같습니다

연말에 모든 일들이 잘 마무리 되어
산뜻하게 새해를 넘어가야 하는데
미결인 상태로 해를 넘기게 되어 찝찝합니다

건물 외관상 준공해 놓고도
입주를 할 수 없는 현실에 부딪혀 짜증나고
입주일자 새해에도 언제가 될지 예측불허인데
행정부시장 1월 17일
영하 20여도 오르내리는 추운 겨울에 준공식 하러 오신다 하고~~

청소 겸 야간 당직하시며 사무실에서 숙식하시던 할아버지(1934년생)
사무실 이사하면 같이 갈 수 없으니 그만두셔야 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집도 없고 오고 갈데 없다고 살려달라고 애원하시며
중국 노동법 규정대로 퇴직금이라도 달라시는데
개인 주머니 털어 퇴직금이야 드린다해도
나머지 어찌 해드릴 방법이 없고
요며칠 얼굴 초췌해지신 모습 보니 맘이 아프고~~

직원들 고용계약 다시 해야 하는데
보수를 어찌 해주야 할찌~
새해 신 건물로 이사하면
시내버스도 없는 곳 차비도 많이 들고
식당도 없는 허허벌판(?)이라 식사는 어찌 해결해 주어야 할찌
생각 같아서는 보수라도 적당히 올려 주어 보상해 주고 싶기는 하지만
예산도 그렇고 ~

며칠전 국장님과 통화중에
새로 건축한 본부건물로 이사도 안 했는데
매각 검토하라는 이야기 나오고
산업단지 토지 내년 1월에 2차 양도양수 이루어지고 나면
한국기업 소유 반밖에 안되니
지원본부 존폐여부도 검토해야 겠다는 이야기 듣고보니
맘이 어수선하고 ~

이러다가
천진대표처 처럼 내년도에 내손으로
지원본부 건물 팔아먹고(살 사람도 없을 것 같지만)
지원본부 문 닫고
중국직원들 모두 실업자 만들고
쫓겨나듯 가야하는 거 아닌지~~

어차피 내년 말까지 임기라 돌아가기는 가야겠지만
좋은 모습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혹시 중국인 직원들 내 손으로 실업자 만들고 가면 어쩌나 제일 걱정됩니다

한해를 넘기는 시점에서
이리 찹찹해보기는 근래 없었던 것 같은데
그냥 다 묻어 두고 갈 수 있는 것들이면 좋으련만~

어차피 못 털고 가는 짐이라면
무겁더라도 그냥 다 짊어지고 가서
새해에 꿋꿋하게 다 해결해야죠!!

지난 한해
회원여러분 많이 사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금년 한 해
즐거웠던 일 가슴 아팠던 모든 일일랑
가는 세월에 다 흘려 보내고
새로 열리는 날에는
새벽 닭 울움소리처럼 힘찬 나날 열어 가시길 기원합니다

새날은 새로운 희망만을 품고
새로운 소망만을 간직했으면 좋겠지만
세월이 우리 맘대로만 되기야 하겠습니까만
우리 서로가
함께 웃고 함께 울어줄 마음 하나 간직하고
서로 마주 잡아 줄 수 있는 따뜻한 손 하나 있다면
살아가는 일 한결 수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을유년 새해
소망하는 일 모두 이루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꾸~~뻑



출처 : 완리창청
글쓴이 : lidage 원글보기
메모 : 2004년 12월 31일 "완리창청"카페에 올렸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