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여기저기 흐틀러지는 모습을 보니
이기철 님이 지은 시가 한 수 생각내 올려봅니다
==============================================================
*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
벚꽃 그늘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 놓아보렴
입던 옷 신던 신발 벗어 놓고
누구의 아비 누구의 남편도 벗어놓고
햇살처럼 쨍쨍한 맨몸으로 앉아보렴
직업도 이름도 벗어놓고
구름처럼 새하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그러면 늘 무겁고 불편한 오늘과
저당잡힌 내일이
새의 날개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벚꽃 그늘아래 한 며칠
두근거리는 생애를 벗어 놓아보렴
그리움 서러움도 벗어놓고
바람처럼 잘 씻긴 알몸으로 앉아보렴
더 걸어야 닿는 집도
더 부서져야
완성되는 하루도
도전처럼 초조한 생각도
늘 가볍기만한 적금통장도 벗어놓고
벚꽃 그늘처럼 청정하게 앉아보렴
그러면 용서할 것도 용서받을 것도 없는
우리 삶
벌떼 잉잉거리는 벚꽃처럼
넉넉해지고 싱싱해짐을 알 것이다
그대 흐린삶의 노래처럼 즐거워지길 원하거든
이미 벚꽃 스친 바람이 노래가 된
벗꽃 그늘로 오렴
출처 : 인천서림초등학교22회
글쓴이 : 이경근 원글보기
메모 :
'살아가는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송년의 시 (0) | 2012.02.24 |
---|---|
[스크랩] ★ 마음으로 다스리는 내안의 나 ☆ (0) | 2012.02.24 |
[스크랩] 조은 날이야~~아 (0) | 2012.02.24 |
[스크랩] 도자기 (0) | 2012.02.24 |
[스크랩] 용문산과 홍천 찜질방 (0) | 2012.02.24 |